
17시간 전
열이 남아 있느냐, 열은 내렸는데 기침·콧물만 남았느냐로 접근이 달라집니다
독감이나 코로나19 뒤 일주일째 아프다면 먼저 열이 남아 있는지 봅니다. 열은 내리고 기침만 남았다면 회복 과정인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열이 계속되거나 좋아지다 다시 오르면 폐렴 같은 합병증을 확인해야 합니다. 기간은 확진일이 아니라 증상이 시작된 날부터 셉니다. 숨이 차거나 가슴이 아프다면 일주일을 기다리지 않습니다. 이 글은 두 경우를 나누어 무엇을 의심하고 어떤 검사를 하며 언제 바로 진료를 받아야 하는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열이 일주일 넘게 계속될 때
독감은 보통 3~5일이면 열이 떨어집니다. 그 뒤에도 열이 계속되거나, 특히 좋아지다가 다시 열이 오르면 세균 감염이 겹친 것을 먼저 의심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세균성 폐렴이고, 폐렴구균이나 황색포도상구균, A군 연쇄상구균이 흔한 원인입니다. 이 가운데 황색포도상구균 폐렴은 빠르게 나빠질 수 있어 기침에 피가 섞이거나 숨이 차면 미루지 말고 오셔야 합니다. 부비동염이나 중이염이 겹쳐 열이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코로나19도 발병 일주일 전후로 나빠지는 경우가 있어, 열이 오래가거나 숨이 차면 폐렴을 확인해야 합니다. 코로나 자체의 폐렴과 세균성 폐렴은 발열 기간만으로 구분하지 않고 진찰과 검사 결과를 종합해 판단합니다. 코로나 폐렴은 숨찬 느낌 없이 산소포화도만 떨어지는 경우가 있어, 열이 오래가는 분은 본인이 괜찮다고 느껴도 산소포화도를 재 봅니다. 갑자기 숨이 차고 맥이 빨라지면 폐의 혈관이 막히는 폐색전증을, 가슴 통증이나 두근거림이 있으면 심근염을 함께 확인합니다.
처음 진단이 전부가 아니었을 가능성도 생각합니다. 신속검사에서 독감이나 코로나가 나왔지만 실제로 열을 내는 병이 따로 있는 경우로, 경과와 동반 증상에 따라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같은 다른 감염이나 먹고 있던 약이 열을 내는 약열도 확인합니다.
진료실에서는 체온과 손가락 산소포화도를 먼저 확인하고 청진을 한 뒤, 흉부 X선 촬영과 혈액검사(백혈구, 염증 수치), 소변검사를 합니다. 산소포화도는 X선보다 먼저 결과가 나오는 값이라, 94% 아래면 폐렴 검사를 서두르고 92% 이하면 큰 병원 진료가 필요한지를 바로 판단합니다. 안정 시에는 정상인데 1분 정도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한 뒤 떨어지는 경우도 초기 폐렴의 단서가 됩니다. X선이 깨끗한데도 의심이 강하면 CT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에 따라 항생제를 쓸지, 큰 병원으로 보낼지가 정해집니다.
열은 내렸는데 기침과 콧물이 계속될 때
이쪽이 훨씬 흔합니다. 감염이 지나가도 기도가 예민해진 상태는 몇 주간 남고, 이때 남는 기침을 감염 후 기침이라고 합니다. 3주, 길면 8주까지 가고 저절로 낫습니다.
이 기침에는 특징이 있습니다. 가래를 내보내려는 기침이 아니라 예민해진 기도가 자극을 받아 나오는 기침이라, 기침을 할수록 기도가 더 자극되어 다시 기침이 나는 식으로 기침이 기침을 부릅니다. 그래서 가래가 거의 없이 목이 간질거려 반복되는 마른기침이라면, 기침이 올라올 때 의식적으로 한 번 참아 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물은 금방 말라 버리므로 기침이 터지려 할 때 단단한 사탕을 천천히 녹여 먹거나 껌을 씹어 목을 계속 촉촉하게 유지하면 참기가 쉬워집니다. 진료실에서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 기침 자극을 낮추는 진해제를 처방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가래를 뱉어야 하는 기침까지 억지로 참을 필요는 없습니다.
감염 후 기침 중 일부는 원래 숨어 있던 천식이 드러난 경우입니다. 밤에 기침이 심하거나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면 천식을 평가하고 필요하면 흡입제로 치료합니다. 흡입제에 좋아졌다는 사실만으로 천식이 확진되는 것은 아니어서, 경과를 보며 판단합니다.
두 번째는 코 뒤로 분비물이 넘어가면서 나는 기침, 후비루입니다. 원래 알레르기 비염이 있던 분은 감염 뒤 코 점막이 더 예민해져 콧물과 기침이 오래 갑니다. 이 경우는 코에 뿌리는 스테로이드와 항히스타민제로 치료하고 항생제는 필요 없습니다. 세균성 부비동염은 경과로 가립니다. 증상이 10일 넘게 전혀 좋아지지 않거나, 좋아지다가 다시 나빠지거나, 처음부터 39도 이상의 고열과 함께 고름 같은 콧물이나 얼굴 통증이 3~4일 이상 이어질 때 세균성 부비동염을 의심합니다. 증상이 심하거나 악화하면 항생제로 치료하고, 합병증 없이 상태가 안정적이면 경과를 보며 결정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놓치기 쉬운 백일해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성인 환자가 크게 늘었습니다. 2주가 넘도록 기침이 줄지 않고 오히려 심해지며, 한 번 시작하면 연달아 터져 멈추지 못하고, 기침 끝에 토하거나 숨을 들이쉴 때 소리가 나면 의심합니다. 기침 발작 사이에는 멀쩡해 보이고 열은 거의 없습니다. 어린 아기에게 옮기면 위험하므로 집에 영아나 임신부가 있으면 꼭 말씀해 주셔야 합니다.
그 밖에 혈압약 중 일부가 마른기침을 일으키고, 위산 역류가 밤 기침의 원인인 경우도 있습니다. 기침이 3주를 넘으면 한 번은 흉부 X선을 찍고, 8주를 넘으면 만성 기침으로 보고 원인을 따로 찾습니다.
진료 때 기침을 시켜 보는 이유
진료실에서 “기침 한번 해 보세요”라고 요청드리는 것은, 기침을 직접 들어 보면 환자분이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특징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달아 터지는지, 가래 소리가 섞이는지, 기침 전후로 숨소리가 달라지는지를 봅니다.
기침 소리가 젖어 있고 기침 뒤에 목을 가다듬거나 삼키는 동작이 따라오면 코 뒤로 넘어가는 분비물 쪽을 시사합니다. 기침 전에 들리던 거친 숨소리가 기침 뒤에 줄거나 자리를 옮기면 큰 기도에 가래가 있다는 뜻입니다. 기침이 마르고 짧게 연달아 터지는데 분비물 소리가 거의 없고 청진이 조용하면 백일해를 떠올리는 단서가 됩니다. 기침 뒤에 쌕쌕거리는 소리가 새로 들리면 기도가 예민해진 상태입니다. 여기에 기침이 시작된 시점과 악화되는 상황, 코와 목의 소견을 함께 맞춰 원인을 좁혀 갑니다. 흔한 원인별로 기침의 특징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어느 한 칸이 맞는다고 그 병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고, 경과와 진찰 소견을 더해 판단합니다.
| 감염 후 기침·기도 과민 | 후비루(비염·부비동염) | 백일해 | |
|---|---|---|---|
| 기침 소리 | 마르고 간질거리는 기침 | 젖은 소리, 목에서 가래 끓는 소리 | 마르고 짧게 연달아 터지는 기침 |
| 기침 뒤 동작 | 없음 | 목을 가다듬거나 삼킴 | 토하거나 들이쉴 때 소리가 남 |
| 발작 사이 | 비교적 편안 | 코막힘·콧물 지속 | 멀쩡해 보임 |
| 심해지는 때 | 밤, 찬 공기, 말할 때 | 눕거나 아침에 | 밤 |
| 기침 전후 청진 | 기침 뒤 쌕쌕거림이 새로 들릴 수 있음 | 상기도에서 전달되는 거친 소리가 기침 뒤 사라짐 | 기침 세기에 비해 가슴이 조용함 |
| 코·목 소견 | 정상 | 코 안 부종이나 고름, 목 뒤로 흘러내리는 분비물 | 정상 |
| 열 | 없음 | 부비동염이면 있을 수 있음 | 없거나 미열 |
| 흔한 기간 | 3~8주 | 비염은 오래, 부비동염은 10일 넘게 호전 없음 | 2주 넘게 오히려 심해짐 |
항생제는 언제 쓰나
열이 내린 뒤 남은 기침과 콧물은 대부분 항생제가 필요 없습니다. 항생제가 필요한 것은 위의 기준에 맞는 세균성 부비동염, 그리고 백일해가 의심되는 경우입니다.
세균성 부비동염의 1차 약은 아목시실린-클라불라네이트이고, 합병증 없는 성인은 보통 5~7일 치료합니다. 이 약은 설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식사 시작 때 복용하면 위장 불편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고, 설사가 생기면 제형과 용량을 확인해 조정합니다. 마크로라이드 계열 항생제는 우리나라 폐렴구균의 내성률이 높아 부비동염에는 1차로 권하지 않습니다.
백일해는 반대로 마크로라이드 계열(아지트로마이신 5일 또는 클래리스로마이신 7일)이 치료제입니다. 기침 양상과 접촉력으로 의심하고, 강하게 의심되거나 영아 등에게 옮길 위험이 크면 검사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항생제를 시작합니다. 확진 검사(비인두 PCR)는 기침 시작 3~4주 안에 해야 잘 잡히며 필요한 경우 검사 기관으로 의뢰합니다. 치료는 기침 시작 1~2주 안에 써야 증상이 줄고, 그 뒤에는 주변 사람에게 옮기는 것을 막는 목적으로 성인은 기침 시작 3주 이내까지 권합니다. 항생제를 5일 이상 먹기 전까지는 옮길 수 있으므로 그동안 마스크를 쓰고 출근이나 등교, 영아·임신부와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영아나 임신부가 있는 가정의 접촉자는 예방 목적으로 같은 항생제를 처방받을 수 있습니다. 백일해는 법정감염병이라 의심되는 경우에도 보건소에 신고하며, 성인은 10년마다 Tdap(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추가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바로 오셔야 합니다
응급 평가가 필요한 경우입니다. 숨이 차거나 호흡이 빨라진 경우, 집에서 잰 산소포화도가 92% 이하인 경우, 가슴 통증이 계속되는 경우, 의식이 흐려지는 경우, 기침에 피가 섞이는 경우는 그날 바로, 야간이면 응급실로 가셔야 합니다.
빠른 외래 진료가 필요한 경우입니다. 좋아지다가 다시 열이 오르거나, 열이 일주일 넘게 계속되거나, 기침이 발작적으로 터지고 끝에 토하거나, 한쪽 얼굴이 심하게 아프고 붓거나 눈 주위가 붓는 경우입니다. 65세 이상, 임신 중, 기저질환이 있거나 면역이 떨어진 분은 증상이 가벼워도 일찍 오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열은 없는데 기침이 3주째입니다. 괜찮은 건가요
열 없이 기침만 남은 것은 대부분 감염 후 기침이고 8주 안에 저절로 낫습니다. 다만 3주를 넘으면 흉부 X선을 한 번 찍어 폐렴이나 다른 원인이 없는지 확인하고, 밤에 심하거나 쌕쌕거리면 천식을, 발작적으로 터지면 백일해를 감별합니다.
누런 콧물이 나오면 항생제를 먹어야 하나요
콧물 색만으로는 세균 감염을 판단하지 않습니다. 바이러스 감염에서도 누런 콧물은 흔합니다. 10일 넘게 호전이 없거나, 좋아지다 다시 나빠지거나, 고열과 함께 고름 콧물과 얼굴 통증이 처음부터 심한 경우에 세균성 부비동염을 의심하고 항생제를 고려합니다.
코로나 뒤 일주일째 열이 있는데 세균 감염인가요
코로나 자체가 일주일 전후로 나빠질 수도 있고 세균 감염이 겹쳤을 수도 있어, 발열 기간만으로는 구분하지 않습니다. 진찰과 흉부 X선, 혈액검사를 종합해 판단합니다. 숨이 차거나 가슴이 아프면 그날 바로 오셔야 합니다.
백일해는 어떻게 진단하나요
기침 양상과 접촉력으로 의심합니다. 2주 넘게 발작적으로 터지는 기침, 기침 끝의 구토, 들이쉴 때 나는 소리가 단서입니다. 강하게 의심되면 검사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항생제를 시작하고, 확진 검사는 필요한 경우 의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