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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에서 C형간염 항체 양성이 나왔을 때

건강검진 결과지에 "C형간염 항체 양성"이라고 적혀 나오면 대부분 놀라시며 오십니다. 먼저 알아두실 것은, 항체가 양성이라고 해서 지금 C형간염에 걸려 있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항체는 바이러스와 만난 적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표시이고, 지금 몸에 바이러스가 있는지는 다음 검사로 확인합니다.


이제 국가건강검진에 C형간염 검사가 들어 있습니다

2025년부터 만 56세가 되는 해에 국가건강검진을 받으면 C형간염 항체검사를 생애 한 번 받게 됩니다. 2026년 기준으로는 1970년생이 대상이며, 검진 항목이므로 따로 내시는 비용은 없습니다.


C형간염을 검진에 넣은 이유는 이 병이 오랫동안 증상을 거의 만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모르고 지내다가 간이 굳거나 간암이 생긴 뒤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있는데, 지금은 치료약이 좋아져서 찾아내면 치료로 이어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 번쯤 확인해 보자는 취지의 검사입니다.


어떤 분들이 C형간염 검사를 받게 되나요

만 56세 국가건강검진 대상자 외에, 국내 지침이 검사를 권하는 경우가 따로 있습니다.

· 1990년대 초 이전에 수혈이나 장기이식을 받은 경우

· 혈액투석을 받고 있는 경우, 혈우병이 있는 경우

· 주사용 약물을 사용한 적이 있는 경우, HIV에 감염된 경우

· 소독이 확실하지 않은 환경에서 침, 문신, 피어싱을 받은 경우

· C형간염에 감염된 산모에게서 태어난 경우

· 업무 중 환자의 혈액에 찔리거나 점막이 노출된 보건의료 종사자

간수치가 뚜렷한 이유 없이 계속 높게 나올 때, 원인을 찾는 검사에 함께 넣어 확인하기도 합니다.


항체 양성이 곧 현재 감염은 아닙니다

항체 양성으로 나오는 경우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지금 바이러스가 몸에 있는 경우, 과거에 감염됐다가 스스로 회복되어 항체만 남은 경우, 그리고 실제로는 감염이 아닌데 검사가 반응한 위양성입니다.

국내 C형간염 항체 양성률은 1%가 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감염된 사람이 적은 집단에서 검사를 하면, 항체 양성으로 나온 사람 중 실제 감염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낮아집니다. 대한간학회 진료 가이드라인도 유병률이 1% 미만인 집단에서는 위양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실제 숫자로도 확인됩니다. 2020년에 만 56세 10만여 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국내 시범사업에서 항체 양성은 0.75%였고, 이 가운데 바이러스 유전자가 실제로 검출된 사람은 0.18%였습니다. 항체 양성자 넷 중 한 명 정도만 현재 감염 상태였다는 뜻입니다. 국내 한 대학병원 검사실 연구에서도 항체 양성 검체의 절반가량이 확인검사에서 현재 감염이 아닌 것으로 판정됐습니다. 이 연구는 병원 환자가 섞인 자료라 검진 집단에 그대로 옮길 수는 없지만, 항체 양성만으로 감염을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위양성이 비교적 잘 생기는 상황으로는 류마티스관절염을 비롯한 자가면역질환, 다발골수종, 간경변, 암이 알려져 있습니다. 또 항체 수치가 기준선을 조금 넘는 정도로 낮게 나온 경우에는 위양성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다만 수치만으로 판정하지는 않고, 확인검사로 가려냅니다.


다음 단계는 확인검사입니다

항체가 양성이면 혈액에서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직접 찾는 검사(HCV RNA 검사)를 합니다. 이 검사에서 유전자가 검출되면 지금 감염된 상태이고, 검출되지 않으면 과거에 감염됐다가 회복된 경우이거나 항체검사의 위양성으로 봅니다. 유전자가 검출된 경우에는 치료 계획을 세우기 위해 바이러스의 유형을 확인하는 검사를 추가로 하기도 합니다.


만 56세 국가건강검진에서 항체 양성이 나온 분은 확인검사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진찰료와 검사료의 본인부담금을 최초 1회, 7만원 한도로 지원하며 2026년부터는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한 모든 의료기관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신청은 정부24 또는 보건소에서 하며, 검진을 받은 다음 해 3월 31일까지 신청하셔야 합니다.


신고는 언제 하게 되나요

C형간염은 제3급감염병이라 진단하면 24시간 이내에 신고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다만 신고 대상은 확진된 환자와 병원체보유자이고, 의심 단계인 의사환자는 대상에서 빠져 있습니다. 국가 지침이 정한 진단 검사기준도 혈액에서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되는 것입니다.


즉 항체 양성만 나온 단계에서는 신고하지 않습니다. 확인검사에서 유전자가 검출된 시점에 신고가 이루어집니다.


지금은 치료할 수 있는 병입니다

C형간염 치료는 지난 10여 년 사이에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인터페론 주사를 오래 맞으면서 부작용을 견뎌야 했지만, 지금은 먹는 항바이러스제로 보통 8주에서 12주 복용합니다. 주사가 필요 없고 부작용도 이전 치료보다 적습니다.


치료 목표는 약을 마치고 12주가 지난 시점에 혈액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는 상태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질병관리청 지침은 신약이 나오면서 치료 성공률이 90% 이상으로 높아졌다고 설명하고, 대한간학회 가이드라인은 약제와 유전자형에 따라 대체로 95% 이상으로 기술합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치료입니다.


반대로 치료하지 않고 만성으로 지내면 시간이 걸려 간이 굳는 방향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질병관리청 지침은 만성 C형간염 환자의 15~56%가 20년에서 50년에 걸쳐 간경변으로 진행하고, 간경변이 생긴 분의 1~5%에서 간세포암이 발생한다고 설명합니다. 오래 걸리는 변화이지만, 치료할 방법이 있는 지금은 확인하고 넘어가는 편이 낫습니다.


치료 전에 드시던 약을 함께 확인합니다

고지혈증약이나 혈압약을 드시고 계신 분은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꼭 알려주셔야 합니다. C형간염 치료제는 다른 약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경우가 있어, 약을 그대로 두고 치료를 시작하면 안 되는 조합이 있습니다.


국내에서 고지혈증 치료에 가장 많이 쓰이는 아토르바스타틴, 로수바스타틴, 피타바스타틴은 C형간염 치료제와 상호작용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어떤 조합에서는 함께 쓰지 않도록 되어 있고, 어떤 조합에서는 용량을 줄이거나 다른 약으로 바꿔 치료 기간 동안만 조정하기도 합니다. 혈압약 중에서도 텔미사르탄, 올메사르탄, 발사르탄처럼 흔히 쓰이는 약에서 일부 상호작용이 확인됩니다.


아래 표는 대한간학회 진료 가이드라인에 실린 내용 중 국내에서 많이 쓰이는 약만 정리한 것입니다.


◆ 상호작용 없음, ▲ 약한 상호작용 가능, ■ 상호작용 가능, ✖ 함께 쓰지 않음을 뜻합니다.


고지혈증 치료제

성분명

소발디

엡클루사

보세비

마비렛

아토르바스타틴

로수바스타틴

피타바스타틴

플루바스타틴

프라바스타틴

페노피브레이트

고혈압 치료제

성분명

소발디

엡클루사

보세비

마비렛

텔미사르탄

올메사르탄

발사르탄

이르베사르탄

칸데사르탄

로사르탄


소발디, 엡클루사, 보세비, 마비렛은 현재 국내에서 쓰이는 C형간염 치료제입니다. 어느 약을 쓰는지는 바이러스 유형과 간 상태, 이전 치료 경험에 따라 치료하는 기관에서 결정합니다.


상호작용이 있다고 해서 치료를 못 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은 약을 조정하면서 치료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시작하기 전에 확인하는 것입니다.


드시는 약이 있으시면 처방전이나 약봉투를 가져오셔서 함께 확인해 주세요. 건강기능식품과 한약도 포함해 알려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두 가지 성분이 한 알에 든 복합제를 드시는 경우에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상호작용이 걱정된다고 해서 드시던 약을 임의로 중단하지는 마세요. 조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진료 중에 안내해 드립니다.


본원에서는 어디까지 진행하나요

관악수내과의원에서는 C형간염 항체검사와 이어지는 확인검사까지 진행해 드립니다.


치료에는 준비가 필요한 부분도 있습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만 약값 자체가 높아 본인부담금이 수백만 원 수준이고, 약을 조제할 수 있는 약국이 가까이 없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확인검사에서 현재 감염으로 확인되면, 치료와 약 조제가 함께 이루어질 수 있는 상급 의료기관으로 안내해 드립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한 상태로 나가시지 않도록 다음 단계를 정리해서 알려드립니다.


한 가지 더 알아두시면 좋은 것이 있습니다. C형간염 항체 양성으로 확인된 분은 만 40세부터 국가암검진의 간암 검진 대상이 됩니다. 6개월마다 복부초음파와 혈액검사를 받게 되며, 이 검진은 본원에서 받으실 수 있습니다.


관련 검사·진료

이 정보는 일반적인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별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의료진 감수: 유진석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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