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성이라는 글자보다, 다음 검사를 정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건강검진 결과지에 ‘대변잠혈 양성’이라고 적혀 있으면 암부터 걱정됩니다. 반대로 치질이 있으신 분은 그것 때문이겠거니 하고 넘기기 쉽습니다. 양성은 암이 확인됐다는 뜻이 아니라, 대변에서 피가 확인됐으니 어디서 나온 것인지 살펴보자는 뜻입니다. 다음 단계는 대변검사를 한 번 더 하는 것이 아니라 대장내시경입니다.
치질이 있는데도 내시경을 해야 하나요
치질에서도 피가 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변검사는 그 피가 치질에서 나왔는지, 대장 안의 용종이나 암에서 나왔는지 구분하지 못합니다. 치질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대장 안에 다른 문제가 없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치질 때문이라고 짐작해 검사를 끝내기보다 대장 안을 직접 확인하는 이유입니다. 양성 결과만 보고 암이라고 겁내실 필요는 없지만, 치질이라는 설명만으로 덮어 두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다시 검사해서 음성이면 괜찮지 않을까요
내시경 준비가 부담스러우니 대변검사부터 다시 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드실 수 있습니다. 그래도 한 번 양성이 나왔다면, 재검에서 음성이 나왔다는 이유로 내시경을 생략하지 않습니다. 대변에 피가 섞이는 양상은 검사할 때마다 같지 않아 다음 검체에서 피가 검출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소화기 관련 3개 학회 공동 권고도 분변면역검사(FIT)가 양성이면 FIT를 반복하기보다 대장내시경을 받도록 권합니다. 국내 국가암검진 역시 대변잠혈검사에서 이상이 확인되면 대장내시경으로 이어집니다. 처음 양성이 나온 결과지를 가지고 상담을 받으시면 됩니다.
얼마 전에 대장내시경을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지난 검사 결과지도 함께 가져오세요. 언제 받았는지뿐 아니라 장이 잘 비워져 있었는지, 대장 끝까지 확인했는지, 용종을 뗐다면 조직검사 결과가 어땠는지를 함께 볼 자료입니다.
최근에 내시경을 받았다고 양성 결과를 무시하거나, 반대로 지난 검사 내용을 보지 않고 무조건 같은 검사를 반복할 일로 정하지는 않습니다. 이번 양성 결과와 지난 검사 내용을 함께 놓고 다음 검사 계획을 상담하시면 됩니다.
상담 때는 무엇을 가져가면 되나요
이번 검진 결과지, 이전 대장내시경·조직검사 결과지, 지금 드시는 약을 가져오시면 됩니다. 약 이름을 모르시면 약 봉투나 처방전도 좋습니다. 눈에 보이는 피가 있었는지, 최근 배변 습관이 달라졌는지, 이유 없이 체중이 줄었는지도 말씀해 주세요.
아스피린을 비롯한 항혈소판제나 항응고제를 드신다면 검사 전에 꼭 알려 주세요. 약은 임의로 끊지 마시고, 처방한 의사와 상의해 중단 여부와 기간을 개별 안내받으셔야 합니다. 양성 결과를 받았다고 드시던 약부터 끊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국가검진에서 양성이면 비용은 어떻게 되나요
국가암검진 대변잠혈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경우에는 후속 대장내시경을 국가검진으로 받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면(진정) 비용까지 모두 포함되는 것은 아닙니다. 검사 전에는 국가검진으로 진행되는 부분과 별도로 부담하는 부분을 나누어 확인하시면 됩니다.
관악수내과의원에서도 대변잠혈 양성 뒤 대장내시경을 진행합니다. 결과지를 챙겨 오시면 ‘양성’이라는 한 단어에 머물지 않고 다음 검사 준비로 이어갈 수 있습니다.